요약본이라 많은 분량을 생략했습니다

원본 다큐에서는 참사 피해자분들의 더 많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태원 다큐 CRUSH는 총 2부입니다

1부 - 골목 (- 해당 요약)

2부 - 군중

다큐에서 피해자분들의 참사 전~참사 직후까지의 상황이 나오는데 

이 요약본에서는 참사 현장이나 CPR장면 등 충격적인 장면은 모두 뺐습니다

(해외 아나운서 목소리)

대한민국 정부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해

아직 답변할 것이 많이...

...어떻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 데

통제 불능 상태가 되었을까요?

인파를 통제하는 경찰 인력은 어디에 있었나?

왜 아무도 경고하지 않았나요?

당국은 왜 아무런 대비가 없었나요?

젊은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대책을 준비하지 않았나요?

이 참사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사고가 아닙니다

이것은 범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그날 밤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들..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친구들은 일찍 나갔어요

비앙카, 사라, 앤은 서울 타워에 갔어요

가족들한테 엽서를 써서 미국으로 부칠 계획이었죠

그 주 내내 제가 앤에게 부탁했어요

‘제발 나랑 가자

이번 주말에 같이 가면 앞으론 절대 부탁 안 할게’

결국 앤이 설득됐고 

‘네 말이 맞아

나도 할로윈 의상 보고 싶어’ 라고 했죠

그래서 다같이 이태원에

가기로 했어요 

할로윈 행사가 이전보다 훨씬 클 거라고 기대를 했어요

그동안 코로나가 있었으니까요

몇 년 만에 인원 제한 없이 열린 할로윈 축제였죠

8시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있었죠

엄청나게 사람이 많았어요

출입문까지 꽉 차서 밀릴 정도였죠

다른 친구들이 이미 이태원에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스티븐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우리 완전히 끼어있어~’ 라고 알려줬어요

지하철 문이 열렸는데 거긴 혼란 그 자체였어요

비앙카 자피엔

한국 유학생

"3시간 걸려도 못 나가겠는 걸"

갑자기 불안해져서 앤의 팔을 잡고는 서로 팔짱을 꼈어요

놓치지 않을려고요 

"여기가 어디쯤이야?"

역을 빠져나가는 데만 10~15분 걸렸어요

빈공간이 없을 정도였죠

다들 그런 생각이 들었을 거예요

"나가야 하는 거야 말아야 하는 거야"

우리는 서로 쳐다보면서

이태원까지 왔으니까 나가 보자고 생각했어요

사람들 의상들 좀 구경하고 술 마시러 가기로 했어요 

사라, 스티븐, 아리아나,

비앙카랑 같이 있었어요

전 폐쇄공포증은 없지만

그래도 사람이 너무 많았죠

들어가는 사람도 많고

나오는 사람도 많았어요

그때도 이미 밀고 밀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걱정이 되기 시작해서 애들한테 ‘조심하자’

‘서로 붙어있어서 가자’고 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헤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태원의 길들은 좁아요

경사진 곳도 있고요 

지하철 역에서 나온 인파가 그 골목을 올라가고 있었고

반대편도 사람이 붐비는 곳이라 내려오는 사람들까지 있다보니

양쪽 방향의 인파가 그 골목에 집중됐어요

게다가 큰 길로 경사진 골목이었어요

8시

-> 9시 7분

9시 7분

"112입니다."

"여기 지금 사람들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위기에 있거든요.

여기로 와서 사람들 일방통행 할 수 있게 통제 좀 부탁드릴게요" 

데인 비트하드

주한 미군, 준위

외출해서 재밌게 보낼 계획이었어요

퇴근하고 술 한잔 하는 거죠

이태원에서 즐거운 밤을 보낼 생각이었죠

자밀 테일러

주한 미군, 병장

이해가 잘 안됐어요

그 전에 사람들이 많았어도 괜찮았거든요

‘곧 나아지겠지’

‘원래 붐비는 곳이니까’라고 생각했죠

점점 더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어요

"이건 진짜 아닌데.."

사라들이 인파가 몰렸다고 얘기를 했지만 항상 있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금방 통과할 거라고요

그런데 점점 심해졌어요 

사람들의 얼굴에서.. 공포가 느껴졌어요

저도 느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곧 괜찮아질 거라고..

다들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고 우리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죠 

복도 위쪽 편에서 비디오를 찍었어요 

사람들이 많았지만 빠져나가는 동안 찍었던 거죠

그레이스랑 저도 ‘괜찮아’

‘금방 지나갈 거야’라고 했죠 

그러다가 뒤를 돌아봤는데

그레이스가 없었어요

8시

9시 7분

-> 9시 51분

문제가 발생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죠

어떻게 빠져나갈 지 걱정이 됐어요

사라가 ‘어떡해’라고 했어요

‘우리 어떡해?’

제가 ‘골목 위쪽으로 올라가자’고 말했어요

저 코너만 돌면 괜찮을 거야

골목 위쪽에 도착했고 더 큰 길이 있었지만

거기 사람이 더 많았어요

옆을 보니까 벽을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전 마음을 가라앉히고 괜찮아 질 거라고 계속 되뇌였어요 

(1)

"사람들 지금 길바닥에 쓰러지고... 통제가 안 돼요!

지금 여기... 큰일난 거 같은데...!"

(2)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거 같은데...!

출동해 주세요, 아수라장이에요!"

(3)

"여기 압사된 거 같아요! 다들 난리났어요! 이태원 뒷길이에요, 이태원 뒷길!"

모두 제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인파의 파도같은 게 느껴졌어요

그대로 버틸려고 애를 썼지만 사람들이 밀리다 보니 친구들이 서로 떨어지게 되었어요

전 옆 사람을 잡았는데

그게 비앙카였고 어깨 너머로 앤을 봤어요

눈으로 말했어요 

‘아래쪽으로 가서’

‘지하철 출구서 만나자’

인파에 밀려서 그 골목에 들어가게 됐어요

제가 거기로 간 게 아니었죠

반대편에서 골목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제가 난간 위에서 밖을 봤는데

입술이 파랗게 변한 남자를 봤어요

너무 밀려서 기절하고 있었어요

서로 팔을 맞잡고 최대한 사람들을 끌어냈어요

발로 힘을 주면서 끌어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정말 힘들었어요

돕고 싶은데

도우려고 노력하는데

그럴 수가 없었으니까요 

스티븐과 저는 벽까지 왔어요

하지만 사라와 앤은 잃어버렸어요 

스티븐은 예민한 편이 아닌데도 그 때는 제 손을 엄청 꽉 잡았어요

빨갛게 될 정도로요

그의 심장소리가

들릴 정도였어요

그 정도로 가깝게 있었어요 

그에게 말했죠

‘한 번만 더 힘을 쓰면 나갈 수 있을 거야’

제가 앞으로 움직여지는 순간 사람들 전체가 밀려갔어요

그리고 손을 놓쳤다는 걸 깨달았어요 

들렸어요

스티븐의 목소리가.. 

‘아리!’

제 이름을 외쳤어요

계속 앞으로 가는 동안에도

스티븐의..

우리랑 떨어져서 두려워하는 

스티븐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나올 수가 없었어요

몸이 완전히 마비됐었어요

사라에게 외쳤던 게 기억나요

‘사라, 못 움직이겠어. 숨을 쉴 수가 없어, 도와줘’ 

거기서 정신을 잃으면 못 깨어날 것 같았어요

비앙카에게 말했어요

‘포기하지 마’

자꾸 눈을 감으려는 게 보였거든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울면서 생각했어요

‘신이 있다면 제발 절 죽게 내버려 두지 마세요’

‘죽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했던 게 기억나요

이런 저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스쳤어요

왜 이렇게 된 거지?

구조대가 오려나?

누군가 구하러 올까?

오랜 시간 그 속에 갇힌 것처럼 느껴졌어요

구조 전화를 거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이태원에는 경찰지구대가 있는데

왜 이렇게 구조가 늦어지는지 알고 싶었어요

8시

9시 7분

9시 51분

-> 10시 44분 : 소방서 대응 발령

차명일

중앙응급의료센터, 의사

"22시 44분에 출동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소방에서의 출동 요청을 받은 시점이 가장 빨리 나갈 수 있는 시점이었다고밖엔 말씀드릴 수 없어요."

최한조

재난의료팀장, 의사

"저는 서울시 동남권역 재난의료팀장 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사진 한 장 올라온 게 있었어요.

사람들이 쓰러져 있는 상태에서 일반인들이 심폐소생술 하는 사진이었어요.

직감을 한 거죠.

'아니 어떤 상황이길래 구급대원도 아닌 일반인이 길거리에서 심폐소생 하고 있는 거냐?'

... 그게 우리한텐 카오스였어요.

왜 아직까지 통제가 안 되고 있는 거냐?

그래서 보고를 올리기 전에 우리가 바로 개입을 했어요.

... 이태원에서의 문제는 사실은... 

제 생각에는 좀 늦게 가지 않았나."

기절해서 숨도 못 쉬겠고...

그러다가 다시 기절하고.

제 앞의 사람들이 쓰러지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 죽겠구나..'

제가 뒤로 넘어졌을 때 밑에 사람들이 있었던 게 기억나요

제 위로도 사람들이 넘어졌고요

검은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의식을 잃기 시작한다는 걸 알았어요

전 그냥 모든 게 끝나길 바랬어요

마음의 안정을 가지려고 애썼어요

'이게 끝이라면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없겠구나..'

그러다가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그래, 죽을 거야’

‘마음의 준비를 하자’

마음의 준비를 했어요 

-1부 끝-

-다음 이야기-

그 때 생각했던 건..

내 친구들이 아직 거기에 있다는 것 뿐이었어요

‘애들을 찾아야 해’ 

그 앤 의식이 없었어요

제가 바로 CPR을 시행했어요

골목 아래에 시신들이 가득 했어요

다들 젊은이들이었어요

아직 제대로 꽃을 피우지도 못한..

그 다음 말이 뭔지는 

누구나 알 겁니다

한국 국민들은

여전히 질문하고 있습니다

첫 신고가 들어온 게 

사건 4시간 전이었어요

왜 경찰이 제대로 대응인력을 보내지 않았을까요?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이죠

그 날 밤을 둘러싼 비밀과 침묵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태원, 크러시

1부 요약 마침

2부(군중) 곧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캡처하고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