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 공연만 안 해요?"…팝스타들 '코리아 패싱' 이유가
"대형 공연장 없다"…패싱 당하는 'K팝 종주국'
23일 포스트 말론 내한공연
'박람회장' 킨텍스서 연 탓에
시야제한석 생기며 불만 '봇물'
잠실주경기장 2026년까지 공사
'6만명 수용 가능' CJ라이브시티
건설 중단…내년 완공 불투명
지난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미국 팝스타 ‘포스트 말론 내한공연’(사진)에 간 A씨는 1시간30분 내내 앞사람 뒤통수만 쳐다봐야 했다. 14만3000원을 주고 스탠딩 R석 티켓을 샀지만 A씨의 자리에선 무대는커녕 전광판도 잘 보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공연장 무대는 스탠딩석에서도 잘 볼 수 있도록 높이 배치하지만, 포스트 말론 공연에선 무대를 낮게 설치해 조금만 뒷자리에 배정돼도 무대를 볼 수 없었다. 이날 공연은 전체 3만 석 중 2만 석이 스탠딩석이었다.
A씨뿐만이 아니다. 공연 직후 SNS와 커뮤니티에선 ‘큰맘 먹고 주머니를 털었는데 진짜 지갑이 털렸다’ ‘킨텍스 공연은 다시는 안 간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A씨는 “이 정도로 시야가 가려진다는 걸 주최 측이 미리 알렸어야 했는데 아무런 공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킨텍스 공연은 안 간다”
이 모든 문제는 하나로 귀결된다. 장소다. 이번 공연은 비욘세, 브루노 마스 등 글로벌 팝스타들이 공연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이 아니라 킨텍스에서 열렸다. 지난달부터 잠실주경기장이 시설 노후 등을 이유로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 탓이다. 주최 측인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서울에 있는 경기장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경기가 열려 잡을 수 없었다”며 “그렇다고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경기장을 잡으면 관객이 오겠냐”고 했다.
하지만 킨텍스는 공연장이 아니라 박람회나 전시회 용도로 지어진 곳이다. 주최 측은 킨텍스 1전시장 4홀과 5홀을 합쳐 임시로 3만 명 규모의 공연장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대와 스탠딩석 사이에 충분한 높이 차이를 만들지 못해 시야 제한 문제가 발생했다.
접근성을 문제 삼는 관객도 많았다. 킨텍스가 수도권 북서부에 있어 경기 남부나 동부는 물론 서울 강남에서도 오가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이유에서다. 딱 떨어지는 전철역이 없는 데다 주차장마저 부족해 공연 시작 시간인 오후 7시가 지났는데도 입장하지 못한 관객이 많았다. 이 때문에 공연은 20분이나 지연됐다.
킨텍스가 공연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건 사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안이다. 올초 SM엔터테인먼트는 보이그룹 샤이니의 데뷔 15주년 팬미팅을 킨텍스에서 열려다가 잠실 실내체육관으로 바꿨다. “킨텍스는 공연무대로 적합하지 않다”며 팬들이 보이콧해서다.
‘코리아 패싱’당하는 ‘K팝 종주국’
후략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896113
댓글